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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내 방에 평소와 다른 분위기의 녀석이 들어왔다. 창문을 통해 스멀스멀 들어온 그것은 한주의 시작을 알리는 월요일의 기운 바야흐로 출근이다.
날이 좋은 봄 날이다 따뜻한 오후 아내가 먹고싶어하는 아이스크림을 사러 함께 집을 나섰다. 온 동네가 꽃으로 가득하다 다양한 색과 향기로 온감각이 기분 좋은 어지러움이다 아이스크림 입에 물고 걸어오는 길 정육점에서 내놓고 파는 고기가 따뜻한 햇볕에 상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담벽에 드리운 그림자와 햇빛이 봄을 수놓았다. 이때 찍은 사진이 한창 벗꽃과 개나리가 만개한 한주였으니 더욱 더 그러했고, 담벽에서 향기가 날 정도였다. 아파트 사이로 곧게 뻗은 벚꽃. 어둡게 찍힌 사진이 아쉬울 따름이다. 저 분홍을 담아 내지 못하다니. 주황색의 택시가 쌔앵하니 지나가며 떨어진 벚꽃들을 양 옆으로 날린다. 꽃길만 걷기를이 이런 뜻이었을까 모처럼 무거웠던 출근길이 꽃길을 걸으며 가볍게 느껴졌던 하루의 시작이었다.
무교동에 위치한 바스버거 예전엔 다방이었던 곳이 네온사인과 조명, 기타 실내 장식으로 트렌디하게 단장했다 점심으로 고른 것은 두툼한 패티와 양파, 상추, 타르소스 등 꽤나 묵직한 더블바스버거 먹기엔 불편하나 평소 점심치곤 꽤나 푸짐했던 한끼